이전에 WPP가 TNS를 인수하면서 RI를 TNS로 일원화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국내는 RI와 TNS가 모두 많은 매출을 내고 있어서 단순하게 일원화하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데 드디어 TNS가 RI를 흡수합병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 같다. 소문으로는 논현동에 새로운 사옥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TNS와 RI가 합병되면 몇 가지 변화되는 점이 있을 것 같다.
1. 독보적인 1위 기업의 탄생
기존에 매출 기준으로 1위는 AC닐슨과 TNS가 경합을 벌였다. AC닐슨이 리테일조사의 매출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해당 매출을 제외한 순수마케팅,여론조사만을 고려할 경우 TNS가 1위이긴 하다. 그런데 2~3위권으로 분류되는 한국리서치, RI, 시노베이트의 매출액도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지는 않는다. 그런데 TNS와 RI가 합병되면 부동의 1위 업체가 탄생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 TNS와 RI의 매출을 합산한 규모가 되지는 않을 테지만(대기업에서는 몇 개의 리서치 회사를 돌려가며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기도 하고 이전에 TNS와 RI가 제안과정에서 2번의 기회를 얻었다면 이제는 1번의 기회만 얻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확연한 1위 기업이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결국 TNS가 선도하고 다른 회사들이 추격하는 형국이 될 것이다. 추격이라는 의미에는 단순하게 매출뿐이 아니라 조직, 회사의 운영방식, 인력 이동, 클라이언트사가 리서치 회사에 제시하는 기준에 있어서 TNS가 미치는 영향력이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
2. 클라이언트사의 고민의 증대, 다른 리서치 회사의 기회?
클라이언트사 입장에서는 제안 요청을 할 확실한 채널이 하나 줄었다. RI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뒤로 하고 이것은 확실하다. 예전에 3곳에 제안요청을 했다면 이제 RI 이외 다른 회사 추가적으로 누굴 선택할지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다른 리서치 회사는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RI가 갖고 있던 매출 중 일정 비중은 다른 리서치 회사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3. 새로운 회사의 가능성
RI는 인수되는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RI의 고위층 중 일부는 기존 RI의 지위를 TNS에서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더구나 자신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업종에 대해서 TNS가 더 우위를 갖고 있는 경우 업종을 전환하거나 흡수 되어야 하는데 이 또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TNS가 약한 부분에서 두각을 내고 있는 업종을 담당할 경우는 나름의 파워가 있을 테지만 TNS가 기존의 식구를 매몰차게 나몰라라 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피인수자의 심정… 한 때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던 경쟁사에 인수된다라는 점에 막내 연구원도 감정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TNS가 어떻게 RI 구성원들이 TNS 식구들이 되게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할 것인지 정말 중요하다. 심할 경우 내부 파벌 문제로 귀결되어 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 비약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리서치 회사의 풍토상 사람, 감정, 프라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너무 중요한 문제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RI의 일부 핵심 인력들은 별도의 리서치 회사로 독립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어차피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회사를 보고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원(사람)보고 일을 하는 거니까 일정 수준까지 회사의 브랜드는 중요하지 않다.
시시콜콜 어떤 회사에 대해서 나름의 가능성에 기반한 생각들을 쓰는 이유는 TNS, RI 두 회사가 대한민국 리서치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RI에 정말 실력이 뛰어나신 연구원분들이 계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부디 이번 합병이 좋은 리서치 회사가 하나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한국 리서치 업계를 리딩할 1위 기업의 탄생이 되었으면 좋겠다. TNS의 어깨가 참으로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