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리서치는 시장, 소비자에 관한 이해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과정, 도구 정도로 간략하게 정의할 수 있을 듯 하다. 해당 정의는 세부적으로는 2가지의 하위 개념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시장과 소비자의 이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연구, 학습의 개념을 포괄하고 있다. , 잘 모르는 대상(시장, 소비자)을 리서치를 통해 파악하고 이를 기업 내에 전파함으로써 이해를 돕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한 두 번째는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능으로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등과 같은 주요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대해서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판단의 근거를 제시한다.

개념적으로는 그렇지만 이와 같은 2가지 사항이 실제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여러 장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먼저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연구, 학습 기능의 경우 대부분 프로젝트가 특정 이슈, 특정 조직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지만 조금 더 근원적인 시장의 이해에는 제한이 있다. 물론 마케팅리서치를 담당하는 조직에서 기획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으나 마케팅리서치가 비용을 소요하는 일이다 보니 ROI 관점에서 보는 경향이 많아 쉽지 않은 분위기인 것도 사실이다. 대규모의 기초 데이터의 수집, 명확한 비즈니스적 결론이 나오지 않은 프로젝트의 경우 진행의 의미성에 대해서 조직 내 공격을 받을 확률이 높아지고 이 부분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 마케팅리서치를 담당하는 조직에서도 회사의 비즈니스, 제품에 대한 이해가 낮은 경우가 많아 자체진행을 위한 역량 부족도 큰 이유 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와 이해는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고,(빠른 의사결정 또는 새로운 시장 니즈의 발견 등) 그 결과의 공유를 통해 기업 구성원들의 시장 이해력이 증대되는 순기능이 분명히 있다. 그렇기에 순수 연구 목적의 성격을 가져 가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꼭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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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공유의 문제도 존재한다. 작은 기업도 마찬가지지만 큰 기업도 개별 프로젝트 결과물이 전체 공개 되고 잘 관리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즉 진행한 프로젝트 결과물은 해당 프로젝트에 관련된 조직, 구성원만 참고하지 전사적인 공유가 잘 이루어지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하지만 기업의 라인업을 구성하는 한 제품의 마케팅리서치 결과는 다른 제품에도 시사하는 바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개별 프로젝트 결과물의 효과적인 공유 시스템 구축도 중요한 이슈가 아닌가 싶다.


의사결정 지원 기능의 경우 시의성이 중요하다. 즉 특정 의사결정시점까지 마케팅리서치 결과가 적절하게 전달되어 그에 기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의사결정 시점까지 대응이 어려워 포기되기도 하고, 일부만 활용되기도 하고, 시점이 지나 단순참고 용도로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진행상의 여러 일정 지연 이유가 있기도 하지만 우선적으로 의사결정자, 의사결정조직이 마케팅리서치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부족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크다. 즉 내가 2개월 후에 어떤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하니 적어도 1.5개월까지는 마케팅리서치 결과를 확인해야 하고 그러니 3개월 전에는 프로젝트 기획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판단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이 진행되기 보다는 급박하게 시작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갑작스런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가 더 많을 수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이와 같은 문화가 있어야 한다.
또한 마케팅리서치를 통해서 어떤 결과를 얻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다. 단순 궁금함이나 진행해 보면 무엇이 있지 않을까 막연함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경험상 좋은 마케팅리서치 결과는 3자의 유기적인 협업이 있어야 가능하다. 실제 의사결정자의 목적과 이슈에 대한 명쾌한 정의, 마케팅리서치 담당자의 목적과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기획, 리서치펌의 해당 기획에 기반한 효과적인 리서치 진행과 조언이 있어야 한다.  어느 한쪽의 균열이 있어도 좋은 결과를 얻기는 힘든 것 같다.


2가지 사항에 대해서 이와 같은 장애요소들이 있고 이 요소들이 제거 되었을 때 마케팅리서치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생각한다.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이보다 더 큰 상위의 문제가 존재하다. 그것은 기업 내 마케팅리서치의 포지셔닝이다. 얼마나 많은 의사결정에 주요 판단근거로 마케팅리서치가 고려되는가? 그 정도에 따라 실제 마케팅리서치의 가치는 결정된다. 어떤 기업의 경우는 몇 십년의 노하우를 통해서 의사결정의 마케팅리서치 지표를 구축하고 그 지표를 넘겨야 제품 출시의 다음단계로 넘어갈 정도로 주요하게 고려되지만 어떤 기업은 마케팅리서치 기능이 있는지도 잘 모르고 필요할 때 아는 조직, 구성원만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기업 내의 마케팅리서치 담당자 혹은 조직이라면 의사결정에 주요 판단근거로 마케팅리서치가 포지셔닝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것은 개별 프로젝트 별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가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얼마나 쉽고 빠르게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는지? 그 결과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파되는지? 까지도 고민해야 한다. 물론 마케팅리서치가 만능도 아니고 항상 좋은 결과를 얻는 것도 아니다. 다만 마케팅리서치는 상위, 하위 다양한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중요한 통찰을 갖게 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과 소비자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근시안적인 시각 안에서 제한적인 판단을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기업마다 상황과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인 실천 방향은 다르겠지만 거시적인 마케팅리서치의 지향점은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알지만 쉽지는 않은 문제다.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