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리서치를 대학원 때부터 직,간접적으로 보아왔으니 대략 12년 정도 된 것 같다. 세부적으로는 여러 변화들이 있었겠지만 큰 측면에서 보면 변화가 참 없는 분야가 또 마케팅리서치인 것 같다. 전통적 설문조사, FGD, In-depth interview가 여전히 중심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한가지 큰 변화라고 할만한 부분은 12~13년전 막 태동하기 시작한 인터넷/온라인을 통한 조사가 이제 face to face를 대체할 영역으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그 외에는 커다란 변화/진보를 체감하기는 힘들다. 더불어 부쩍 주변에서도 이와 같은 변화가 없는 리서치 방법론에 대한 회의도 제기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그럼 미래의 마케팅리서치는 어떻게 변화될까? 하는 질문이 떠올랐다. 생각나는 몇 가지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이렇게 세상이 바뀔지는 미지수지만) 



1. 스마트폰을 활용한 실시간 모바일 조사의 성장 


직접 사람을 찾아가서 질문하는 것보다 인터넷을 통해서 질문하는 것이 더 빠르고 경제적이라는 점에서 온라인 조사가 성장했다면 이제는 모바일의 시대다. 스마트폰을 통해 충분히 기존의 조사를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1~2년전 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이용자를 전체 대중이라고 보기 힘들었고 이로 인한 대표성의 문제 자체가 존재했기 때문에 어려웠지만 이제는 전체 인구를 커버할 정도로 스마트폰의 보급율이 올라갔기 때문에 대표성의 문제는 사라졌다. 더불어 모바일 조사는 기존 조사에서 충족시키기 어려웠던 여러 장점과 가능성을 갖고 있다. 

실시간성이 대표적이다. 어떤 장소, 상황에서도 바로 조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속도 측면에서 월등히 빠르다. 더불어 모바일이라는 특성, 스마트폰이라는 device의 장점을 활용한 창의적인 조사가 가능하다. 이전에 많이들 하던 diary 조사는 기억에 의존한 정리가 아닌 실시간 로깅이 가능하며, 동영상, 사진을 직접 찍어서 쉽게 전달도 가능하고, GPS 센서들을 활용한 창의적인 조사도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더 빠르고 입체적인 조사가 가능한 것이다. 

모바일 패널의 구축, 조사대상자의 정확한 선정, 모바일에 최적화된 방법론의 개발 등의 과제들이 존재하지만 이후 모바일을 통한 조사는 분명 중요한 조사채널로 성장할 것이다. 오픈서베이(http://www.opensurvey.co.kr/ovey/) 같은 모바일 전문 조사 회사가 생기기도 했고 의미 있는 성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2. SNS는 마케팅리서치의 경쟁자 


여러 방법론들이 존재하지만 마케팅리서치를 통해 파악하고자 하는 주제는 대표적으로 딱 2가지다. 소비자가 어떤 행태,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는가?(Usage) 소비자는 제품, 브랜드, 특정 이벤트, 상황 등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갖는가?(Attitude) 이 2가지다. 이 2가지를 파악해서 분석하고 의사결정에 참고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마케팅리서치다. 

그런데 이 2가지 단서가 가장 많이 쌓이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 바로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같은 SNS다. 더불어 조사를 위한 인위적인 답변이 아닌 자연스러운 기록이다. (물론 소셜네트워크의 특성 상 진의에 대한 판단은 필요하지만) 이 기록들이 정리될 수 있다면? 이 들 중에서 자사의 제품 브랜드에 관련된 것들을 뽑아낼 수 있다면? 아마 비용과 시간, 조작적 실험에 가까운 마케팅리서치 보다 우위에 있지 않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또는 다행히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솔루션을 발견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빅데이터 분석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접근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고 외국계리서치 회사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상의 버즈를 분석하는 형태 등으로 진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비즈니스에 반영될 만큼 Practical하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마케팅리서치의 변화의 큰 축에 SNS, 이용자의 라이프로그에 대한 분석이 존재한다. 이 부분에서 명확한 솔루션을 발견한다면 아마 큰 시장의 기회가 존재할 것이다. (기존 리서치 회사들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고) 



3. 그럼에도 여전히 중요한 인사이트 


결국 모바일을 통해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연결이 가능하고, 모바일을 통해 소비자의 모든 것이 쌓이는 상황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고, 이 방향으로 마케팅리서치의 패러다임도 전환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전보다 더 많은 Tool과 기술의 도움을 받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리서처의 인사이트는 이 변화 속에서도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아니 더 중요도가 높아질 것이다. 어떻게 모바일의 특성을 잘 살려 조사를 할 것인지? 비정형적인 이용자의 로그속에서 어떤 의미를 건져 올릴 것인지는 모두 리서처의 인사이트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어떻게 보면 지금 당장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 결과 이외 새로운 소비자 모바일 환경의 변화를 마케팅리서치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과연 10년 20년 뒤에도 지금처럼 조사할까? 개인적으로는 아닐 것 같다.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