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Special Event


애플의 이벤트 중에 이렇게 서비스, 플랫폼 이야기만으로 채웠던 적이 있었던가? 시대의 변화 앞에서 천하의 애플도 하드웨어만으로는 미래를 도모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처럼 보인다. 그나마 지금 다른 플레이어와 차별된 아이폰, 아이패드, 맥을 통한 강력한 충성도에 기반해 시작할 수 있는 타이밍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과연 애플이 앱스토어를 제외하고 서비스/플랫폼에서 성공한 적이 있었던가? 너무 고상하게 장사하는 애플의 스타일, 하드웨어 기반의 서비스에서 먹히던 중앙집권적이고 통제된 방식이 서비스에도 먹힐까? 이벤트 직후 환호보다는 우려가 컸고 주가도 반등은 커녕 소폭 빠졌다. 


애플 TV 플러스, 우리는 이제 구독기반의 스트리밍 비디오 시장의 천하삼분지계를 보게 될 것이다. 이미 통일한 넷플릭스와 새롭게 떠오를 디즈니, 그리고 애플까지 3자가 모두 저마다의 강력한 한방이 있는 이들이라 섣부르게 예측하기 힘들다. 시장은 이미 넷플릭스가 선점하고 있지만 애플은 강력한 하드웨어와 엄청난 현금이 있고 디즈니는 얼마전 폭스까지 인수하면서 수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실로 팝콘각이다. 하지만 당분간 한국 시장은 예외겠지. 


애플뉴스플러스, 이제 수명이 다해 가는 잡지 시장의 이해와 애플의 옛날부터의 관심사이니 크게 놀라울 것 없는 조합이겠다. 여기에 요즘 다들 하는 정액 구독 방식의 모델이다. 애플의 하드웨어가 훌륭한 조력자가 될 분야로 보인다. 아마 다양한 잡지들이 뉴스플러스 플랫폼이 중요한 대안이 될 것 같기는 한데 수익성이 결국 관건이지 싶다. 


아케이드, 여기도 정액 구독 방식, 애플의 다양한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seamless가 가장 큰 특징이다. 멀티플레이가 빠지고 코어 게임이 아닌 창의성이 중요한 캐주얼/ 라이트 장르들로 구성될 듯하다. 아직은 기존 게임들과의 차이점을 잘 모르겠고 수익성 관점에서 개발사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애플카드, 결제와 금융을 바라보는 애플의 독특한 시각. 그럼에도 여전히 결제수단의 포괄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의문스럽기는 하다. 그래서 오히려 과거로 회귀하는 전용 티타늄 카드를 만든 건지도 모르겠다. 3%~1% 현금 페이백이 기본이니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매력적이기는 한데 여전히 한국에서는 그림의 떡. 


과연 이번에는 키노트에서의 그 창대한 선언과 저 멋진 디자인을 넘어서 성공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애플은 너무 느리다. 자국 시장만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글로벌 관점에서는 서비스는 몇 년이 지나도 제자리걸음인 경우가 많은데 그 속도부터 좀 올려야 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