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사상 최단 기간 1000만 관객 돌파’. 요즘 흥행가도를 달리는 영화 ‘괴물’에 붙는 수식어이다. ‘괴물’은 7월 27일 개봉 이후, 21일 만에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기록을 세운 ‘괴물’의 화려한 성공 이면에는 ‘소비자 사전분석’이라는 과학적 조사마케팅의 뒷받침이 있었다.

20~30대 대상 좌담회 통해 반응 조사

‘괴물’은 영화 제작단계에서부터, 일반 기업체의 신제품 출시 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소비자 사전조사’라는 마케팅 조사방법을 택했다. 500만 관객 돌파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 타겟인 20대뿐만 아니라, 30대까지 파고들 수 있는 마케팅 컨셉이 매우 중요했다.

이에 ‘괴물’ 개봉 9개월 전인, 2005년 10월. 투자사 쇼박스, 제작사 청어람, 영화전문광고대행사 데이브컴퍼니로 이루어진 괴물 TF Team(Task Force Team)은 리서치 전문기관 ㈜메트릭스에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의 목적은 ‘괴물’이 어떤 마케팅 컨셉을 가지고 가야 하는가’하는 것이었다.

메트릭스는 영화에 대한 충분한 컨셉 설명이 가능하고, 포스터나 동영상 등의 보조 자료의 제시가 가능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는 참가자의 솔직하고 구체적인 의견을 들어볼 수 있어 소비자 조사에서 자주 이용되는 방식이다.

기존 컨셉 수정, 관객 요구 제대로 파악해

소비자 조사 항목에는 ‘괴물’이라는 제목에 대한 인상부터, 배우 및 캐릭터 선호도, 괴물의 특수효과는 물론 선호하는 포스터까지 포함되었다. 조사결과, ‘괴물’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특수효과가 얼마나 뛰어난지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보다, 한국적 정서에 맞는 ‘가족애’를 부각시킨 ‘재난’ 컨셉이 사람들에게 볼거리가 풍부한 스펙터클 영화로 보여지며, 더불어 감동과 공포스러움을 배가시킨다는 결론이 나왔다.

제작단계에서 ‘소비자 사전조사’ 도입이 성공요인

컨셉의 방향에 대한 점검과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마케팅 단계에서 소비자 조사는 필수과정으로 자리잡는 추세이다. 2002년 영화 ‘연애소설’을 시작으로 약 50여편의 영화 소비자조사를 진행한바 있는 ㈜메트릭스의 정윤정 과장은 “1000만 관객을 돌파했던 ‘태극기 휘날리며’의 경우도, 전쟁 영화 흥행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소비자 사전조사를 통해 불식시켰다”며 “영화계에서 소비자 사전조사는 적극 활용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소비자 사전조사를 통해, 영화사측은 관객들이 원하는 컨셉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고, 기존의 ‘괴물’ 존재에 포커스를 둔 컨셉에서 수정, ‘가족애’와 ‘재난’ 컨셉을 적절히 섞어 500만이라는 처음 목표의 두 배가 되는 ‘1000만 관객 돌파’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메트릭스의 관계자는 “‘괴물’ 의 성공 이후 이러한 과학적인 소비자 분석법은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마케팅 전략에서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