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장품 시장의 빅 트렌드를 꼽으라면 단연, 브랜드 샵의 등장을 첫 순서로 꼽겠다. [미샤], [더 페이스 샵]을 필두로 하여 등장한 [스킨 푸드], [마루 코스메틱], [캔디샵] 등 초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브랜드 샵은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10~30대 타겟을 아우르며 초고속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와 비슷한 또 한가지 유통의 변화로 멀티브랜드 샵을 들 수 있는데, 기존 전문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기업 브랜드 중심의 자체 샵으로 재편되고 있는 현상이다. 태평양의 [휴 플레이스], 엘지 생활건강의 [뷰티 플렉스], 소망화장품의 [뷰티 크레딧]과 같은 화장품 시장의 주 기업들이 대거 이탈함으로써 화장품 전문점시장의 매출은 급 감소하고 있다. 이제 화장품 전문점의 전성기는 가고 10~20대의 타겟들은 더 이상 전문점을 찾지 않는다.


[엔프라니] 신제품의 목표

[엔프라니]는 "20대여 영원 하라!"는 깔끔하고 신선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고품질 대비 중가대의 제품으로 전문점 시장에서 인기를 누렸던 전문점 브랜드이다. 이제 전문점의 타겟들이 30~40대로 재편되면서 [엔프라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했다. 20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엔프라니]는 이들을 잡기에는 너무 젊은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우선 30~40대 전문점 타겟들을 잡기 위해서는 그들의 니즈를 포착해야 했는데, [엔프라니]는 그 해답을 최근 건강열풍, well-being life style과 함께 등장한 <한방화장품>에서 찾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엔프라니] 신제품의 목표는 "전문점의 설화수" 이다. 전문점에서 [설화수]를 찾는 고객들에게 권할 수 있는 고품질 브랜드를 만드는 것, 이를 통해 위축된 전문점 시장의 효자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컨셉을 잡다...


일단, 제품에 있어서는, 한방화장품의 정통성을 담기 위해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동의보감의 처방인 <연령고본단>으로 진액을 보강하여 젊음을 되살린다"는 컨셉으로 그 깊이를 담아 [설화수]의 정통 한방 이미지를 표방하되, [엔프라니]만의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계해가자는 전략으로 컨셉을 잡았다.

제품은 정통성을 표방하되, 패키지나 디자인에 있어서는 old하고 투박한 정통성이 아닌 세련된 정통성을 표현해야 했는데, 이름 표현에 있어서도 이점이 관건이었다. [수려한], [다나한]과 같은 가볍고 모던한 느낌의 젊은 한방화장품이 아닌 [설화수]와 같은 한방화장품의 정통성을 담되, [십장생], [산심]처럼 old하고 투박한 느낌이 아닌 세련된 정통성. 30~50대를 아우를 수 있는 표현. 쉽지 않은 전략이었다. 자칫 한자만을 조합하여 개발하면 old한 이미지가 나기 십상이고, 영어와 함께 결합하면 fusion의 느낌이 강해 "정통한방"의 느낌을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과 전략하에 이름 개발에 있어서 몇 가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도출 되었다.

① 제품의 정통성을 표현하기 위해 "진액보양, 연령고본단, 예로부터 내려오는 비책"과 같
은 제품의 컨셉에 집중한다.
② 전통 한방 화장품의 이미지를 위해 영어 표현은 배제한다.
③ 한자, 한글을 주로 활용하되, old한 이미지의 어려운 한자는 배제한다.
④ 40~50대를 아우를 수 있는 쉬운 난이도로 개발한다.
⑤ old하고 투박한 이미지가 아닌 화장품답고 여성스러운 이미지여야 한다.
⑥ [수려한], [다나한]과 같은 젊고 모던한 이미지의 한방화장품 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의40~50대의 정통성을 추구한다.

위의 디렉션으로 정통성과 세련미의 조율을 찾는 어려운 과정 속에 한자이면서도 old하지 않고, <연령고본단>의 비법을 담고 있는 [고윤]이라는 네임이 채택되었다. [고윤]은 고(굳을固) 윤(윤택할潤)의 한자 결합으로 "윤기와 탄력있는 피부를 위한 화장품"이라는 제품의 효익을 표현하고 있으면서도 한글 "고운"의 청감을 연상시키는 네임으로 여성의 피부를 아름답게 다스려준다는 의미를 전달 하고 있다. 또한 네임 수식에서 제품의 정통성과 동의보감에서 온 비법의 깊이 있는 이미지를 위해 "천년비책" 이라는 슬로건을 더해 네임의 운율의 균형과 묘미를 더욱 살리고 있다.

"가볍지 않은 깊이와 세련된 고급감" 이라는 과제를 네임과 어울리는 수식어를 활용하여 풀어 우리 전통비법과 한방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더불어 화장품이 지녀야 하는 여성성의 우아한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전달하고 있어, 의미와 이미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조화롭게 잡았다는 면에서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최근 엔프라니는 [천년비책 고윤 : 탄력고]와 같은 서브라인 브랜드 런칭을 한창 진행 중이다. 매혹적인 모델 김지수를 발탁하여 40대를 중심으로 30~50대를 아우르는 전문점 타겟인 아주머니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니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모쪼록 향후 어떤 서브라인이 런칭 되더라도, 초기 [천년비책 고윤]의 컨셉을 흐리지 않고 더욱 시너지를 일으켜 브랜드의 가치를 더 빛나게 하길 바라며, 전문점에서의 효자브랜드로서 자리매김 하기를 바래본다.

정대현 (메타브랜딩 네이밍실 5팀)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