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오르비스

[오르비스] 母브랜드 [폴라]의 브랜드 전략

무점포 판매의 대표적 형태는 방문판매와 통신판매라 할 수 있다. 통신판매를 기본으로 하는 [판켈]과 [DHC] 같은 브랜드가 성장을 하는 반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방문판매 형태의 브랜드들이다.

방문판매가 저조해진 가장 큰 이유는 여성들의 재택률 저하로 인한 고객의 부재이다. 또 방문판매 화장품은 대부분 고액 화장품이 많아 저가격 지향이 강해진 요즘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기존의 카운슬링 형식이 아닌 셀프형식의 제품 구입도 방문 판매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게다가 방문판매는 피라미드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에 따른 상법 관련 문제 발생으로 이미지가 저하, 불신을 사고 있다. 이러한 요인에 의한 방문판매원 부족도 하나의 원인이 될 것이다.

화장품 카테고리에서의 방문판매 유통은 제조업자에서 판매회사-지사-대리점을 거쳐 각 지구의 영업소에 운송된 상품을 제조업자의 방문판매원이 소비자의 각 가정을 방문해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이 시스템을 일본에서 가장 처음 받아들인 곳이 [폴라 化粧品本舖](이하 폴라)이다. 약 15만 명의 세일즈 레이디를 거느리고 있는 [폴라] 화장품은 소비자들의 브랜드 연상에 있어 가장 많이 연상되는 항목이 방문 판매이다. 이러한 방문 판매는 카운슬링 화장품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방문판매 방식 자체가 쇠퇴기에 접어들면서 기존의 폴라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좌우하는 방문판매의 유지와 새로운 판로 개척이라는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이러한 기업 브랜드가 처한 위기 극복을 위해 [폴라]는 오랜 세월 축적해온 브랜드 자산인 방문 판매를 통한 카운슬링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카운슬링 전용 브랜드 [아펙스 아이]를 도입하였다.
[폴라]의 [아펙스 아이]는 개개인의 피부에 맞는 자신만의 화장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세일즈 레이디가 고객을 방문해 스킨 체크를 한 후, 이 정보를 가지고 만들어진 샘플을 고객에게 보낸다. 샘플을 사용해 본 후 마음에 든 고객은 주문을 하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해서 [아펙스 아이]의 브랜드 네임과 패키지는 같지만 내용물은 소비자 개개인에 따라 다른 "나만의 오리지널 화장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개인에게 커스터마이즈된 화장품을 제공한다는 것은 그만큼 수고와 노력을 요한다. 따라서 [아펙스 아이]는 가격대가 비싸고 고도의 피부 분석을 필요로 해 경험이 부족한 판매원들이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판매원이 전용기기를 사용해 고객의 피부에 맞는 상품을 보다 손쉽게 카운슬링해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을 도입함으로서 제품 가격을 낮추어 고가격의 [아펙스 아이]가 잡지 못했던 저가격 지향의 타겟들을 포획하려 하고 있다.

또 [폴라]의 에스테틱 살롱 [에스테인]의 자택 간이형 에스테틱 살롱 [에스템포]도 도입했다. 이는 [폴라]의 세일즈 레이디의 자택에 설비를 갖추어 고객이 그곳에 오면 마사지도 하고 카운슬링도 하면서 제품을 판매하는 형식이다. 기존의 영업소 형태의 에스테틱 살롱에 비해 설비투자비도 적고 무엇보다 [폴라]의 강점인 세일즈 레이디에 의한 카운슬링 판매라는 브랜드 자산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실시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폴라] 브랜드의 원점이라 할 수 있는 기존의 방문판매 사업의 활성화를 도모하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한편, 유통 채널의 다각화 측면에서 통신판매 화장품 브랜드 [오르비스]의 육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오일컷(Oil-cut) 화장품 오르비스

[오르비스]는 모브랜드 [폴라]를 철저히 숨기는 개별 브랜드 전략으로 도입된 브랜드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모브랜드 [폴라]는 통신판매에 의한 카운슬링 화장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오르비스]는 방문판매가 아닌 통신판매를 주 판매 시스템으로 하는 브랜드이다. 이는 모브랜드와 같은 제품 카테고리로의 브랜드 확장이지만 상반된 유통채널을 채택하는 것에 의해 모브랜드의 코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희석시킬 우려가 있었다. 따라서 [오르비스]는 모브랜드 폴라와의 연관성을 철저히 숨기며 도입되었다.

시장 도입 후, [오르비스]는 순조롭게 성장해 2004년 현재 통신판매 화장품 중에서는 [DHC], [판켈]에 이어 마켓쉐어 3위를 점하고 있다. [오르비스]가 이렇게까지 성장하게 된 이유는 유니크한 제품 차별화에서 찾을 수 있다. 피부의 탄력과 피부결, 투명한 피부를 유지하는 열쇠는 각질층을 촉촉하게 유지시키는 보습효과이다. 이러한 보습효과를 위해 기존의 화장품들은 유분을 배합해 왔다. 그런데 보습효과를 위해 사용된 성분인 유분이 산화되면 피부에 여러 가지 데미지를 초래하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연구 개발을 해온 [오르비스]는 최초로 100% 무유분(오일컷) 스킨케어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피부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을 과학의 눈으로 응시해 "유분"이 아니라 "수분"에 의한 보습을 실현시킨 전혀 새로운 스킨케어이다.

"오일을 컷트한 스킨케어"라는 브랜드 컨셉은 [오르비스]의 메인타겟인 20대전후의 여성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속성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연령대의 여성들은 화장을 하고 나서 장시간이 지나면 얼굴 자체에서 나오는 유분과 화장품에 포함된 유분으로 인해 티존이 번들거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타겟들에게 유분을 첨가하지 않은 화장품은 얼굴의 번들거림을 방지하고 자연스런 화장을 지속시키는 편익으로 인지되는 것이다.

이러한 "오일 컷" 컨셉 하에 기초화장품을 중심으로 미백과 안티에이징 제품, 메이크업 제품으로 브랜드 라인업을 확대시키고 있다. 타겟이 젊은층인 만큼 화장품의 가격대는 1000-3000엔대로 저가격지향에 부흥한 제품구성이다. 또 이  세대의 타겟들이 가볍게 구매할 수 있는 귀여운 형태의 건강보조식품 카테고리로 브랜드 확장을 했다. 

[오르비스]는 서비스 면에서 질이 높은 것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대부분의 상품에 샘플을 준비해서 무료로 송부하는 등 상품을 보고 구입할 수 없는 통신판매의 약점을 보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주문 상품은 송료 무료에 주문 후 이틀 안에 전국 어디나 배송되며 30일 이내면 반품/교환접수도 가능하다. 환경문제를 배려해 많은 상품에 리필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점도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철저한 통신판매 위주의 판매전략으로 인지도가 높아진 [오르비스]도 브랜드 메인 타겟이 비슷한 마루이 백화점 안에 직영점을 출점함으로서 소매점에 진출했다. 그리고 상품 인지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TV 광고를 비롯한 프로모션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오르비스], [판켈], [DHC] 등의 인지도가 높은 통판 화장품의 유통전략을 보면 더 이상 하나의 판매 형태만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브랜드 스위치가 심한 유저들의 반복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상품의 차이를 알기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백화점이나 직영점 같은 직접 고객과 접할 수 있는 안테나숍의 전개가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김문희 (日本 上智大 박사과정/메타브랜딩 연구원)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