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찾는 퍼블리셔들



여러 가지 상황들 (시장의 성장, 신작 게임의 성공 여부 등)을 보면 현재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은 일정 부분 정체상태이거나 새로운 성장의 동력이 필요한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의 메이저 퍼블리셔들 또한 그 동안의 안정적인 매출원이자 성장의 주요 동력이었던 게임의 장르에서 벗어나 다른 장르의 게임들에 대한 공략을 공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과거 고스톱, 포커와 같은 웹보드 게임에서 주요 매출을 얻었던 네오위즈, 넷마블, 한게임 같은 경우는 미들코어 이상 게임들의 퍼블리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시작한 넷마블, 네오위즈는 어느 덧 다양한 차원의 게임에서 벌어들이는 매출로 거의 균등한 매출 구성비(웹보드게임 대 미들코어 이상의 게임의 매출 비율)를 이루어 냈다. 최근에 한게임도 반지의 제왕,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온라인 등의 대작 게임들을 시장에 런칭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벌이고 있다. 넥슨도 강력하게 선점하고 있는 초등학생용의 캐주얼 시장에서 다른 시장의 공략을 위해 SP1 같은 성인용 MMPRPG도 런칭 하고 있다. 그리고 하드코어 MMORPG의 성전 엔씨소프트도 그 동안 방치 수준이었던 포털 플레이엔씨에 대한 투자와 러브비트, 포인트블랭크 등의 캐주얼 게임을 런칭하면서 조금 더 복잡도가 낮은 장르의 시장을 넘보고 있다.

2. 치열한 경쟁에 따른 실패의 리스크 증가


메이저 게임 퍼블리싱사들이 기존에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있는 시장에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선점한 시장의 향후 성장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각각 메이저 게임포털을 중심으로 게임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하드코어부터 라이트캐주얼까지 모든 게임을 포괄함으로써 진정한 게임포털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전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든 퍼블리셔들이 전방위적인 공략을 하다 보니 경쟁의 강도가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높아졌고 그로 인해 실패의 확률 또한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유저 입장에서는 더 많은 게임을 이용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지만 어느 정도 게임 유저 규모가 정체 상태인 상황이고 이들이 현실적으로 게임을 이용할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런칭된 게임이 선택 받을 가능성이 과거 대비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각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신시장 공략이지만 다른 퍼블리셔에게도 공략해야 할 시장이자 선점하고 있는 시장인 것이다.

기업의 태생적인 속성이 지속적인 성장의 동력을 지속적으로 찾는 것이지만 그리고 우선 공략이 어느 정도 끝난 시장에서 다른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 맞겠지만 그 시장이 이렇게 실패의 리스크가 높다 보니 공략에 소요되는 비용마저도 보장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지금 선점하고 있는 시장을 더 공고히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지 않을까?



3. 블리자드가 엔씨소프트의 롤모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게임, 넷마블, 네오위즈의 경우 태생부터 전 연령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포털의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겠지만 특히 특정 연령대 혹은 장르에서 두각을 보이는 넥슨과 엔씨소프트마저도 전방위적인 경쟁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특히 개인적으로 엔씨소프트는 다른 퍼블리셔, 게임포털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그 이유는 엔씨소프트가 가진 MMORPG를 기반으로 한 하드코어 게임의 개발력과 기획, 운영 능력을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고 플레이엔씨의 성장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의 게임포털이라고 해도 현재의 플레이엔씨를 솔직히 게임포털로 보기는 힘들고 다른 메이저 게임포털과 경쟁한다고 하면 수 많은 비용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기존 충성 MMORPG 유저도 선호하는 모습이 아니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다른 시장의 공략을 위해 힘을 분산 하다 보니 지금까지 갖고 있던 하드코어 게임에 대한 역량마저 희석되는 느낌이다.


기존 리니지3 개발팀 전체 퇴사, 북미에서 런칭한 타블라라사의 부진, 아이온의 지속적인 시장 런칭 지연, 오픈마루 스튜디오의 모호한 정체성, 포털 시장에도 진입하고 싶은 욕심을 보여주는 DAUM 인수설 등이 계속 다른 시장에 대한 관심으로 국내 최고의 게임 개발력과 기획력이 축소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엔씨소프트는 마치 검색포털과 게임포털로 국내 IT 기업 중 최고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NHN이 되고 싶은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드는 요즘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롤모델은 블리자드나 밸브 같은 우수한 개발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퍼블리셔와 달리 하드코어 게임 개발 및 전문 퍼블리셔로 발전하는 것이 전방위적인 경쟁을 하는 것보다 더 얻을 것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콘솔게임도 개발하고…) 국내에 규모와 실력면에서 글로벌한 최고의 게임개발사가 탄생하기를 기대하는 개인적인 바램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님이 게임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어서 웹서비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로망이 있으실지도 모르지만(리니지를 개발한 송재경 대표가 퇴사한 이유도 향후 엔씨에 대한 비전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EA처럼 거대 퍼블리셔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다른 국내 퍼블리셔와는 다른 성장의 모습을 개인적으로는 엔씨소프트에서 기대한다.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