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답고 있는 회사가 인터넷 회사이다 보니 모바일의 성장과 함께 주변에 창업을 하시는 분들도 많고, 창업과 관련된 이슈도 많다. 특히 최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이 IPO, 인수, 합병을 통해서 창업자들이 대박 난 케이스를 보면서 부러워도 하고 이야기도 많다. 시의적절하게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기회의 시장이 도래한 것도 창업이 늘어난 주요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회자하는 아주 달콤한 성공케이스들이 많고 과거 유선웹 기반보다 확실히 모바일 환경으로 인해서 기회와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맞지만 역시 창업, 스타트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어떤 현실적인 리스크가 존재할지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창업이라는 선택을 하시는 분들은 아마도 자신의 사업아이템에 대한 열정과 믿음이 강하거나 창업 자체를 인생의 최종적인 혹은 아주 중요한 목표로 삼는 분들일 것이다. 그리고 천성적으로 리스크보다는 기회를 더 크게 생각하는 성향이 강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더불어 현실적으로 일정 정도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할 여건이 될 것이다. (부자일 수도 있고, 투자를 받았을 수도 있고, 허리띠 졸라매고 일정 기간을 버티기로 맘 먹었을 수도 있고 저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창업의 기회와 가능성, 열정에 대한 이야기들은 많지만 그만큼 큰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없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당장 월급 못 받고 몇 년 버텨야 하는데 다 그게 가능한 분들인가? 아님 그 정도는 능히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열정이 있는 사람이 창업을 하게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벤처 1세대 혹은 2세대 성공 신화를 가지신 분들 중 많은 분들이 경제적으로 부유했다는 것도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당장 애들이 있고 월급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이라면 창업에 대한 생각이 있어도 쉽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열정의 부족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겠으나 열정과 책임감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아마도 그래서 많은 VC들이나 창업자들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대학생이나 20대에 창업을 권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딱 이런 상황에 걸려있는 분들이 있다. 나름 아이템도 있고 창업에 대한 열정도 있지만 현실적인 리스크로 인해 생각만 하고 있는 분들. 누군가는 그럼 창업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일정 기간 재테크를 해서 시드머니를 만들거나, VC나 엔젤을 통해 투자를 받을 노력을 하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회사일 하면서 개인적인 창업 준비하는 것도 일정 정도는 반칙이고 쉽지 않다.

그런 분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그들의 열정과 아이템을 회사에서 키워주면 어떨까? 물론 창업이라는 의미는 굉장히 떨어지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신규 사업 아이템을 얻을 수 있고, 창업을 하고 싶은 분들은 현실적인 리스크를 줄이면서 자신의 아이템을 현실화 시킬 수 있다. 과거에는 사내벤처라는 이름으로 활성화 된 제도였는데 이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게 되어 버렸다. 물론 제한적인 리소스를 갖고 있는 회사가 개인 하나하나의 아이템들에 대한 투자를 하기도 힘들고, 그 중에서도 옥석을 가려내야 하기도 하고, 현재 주력인 사업에 대한 집중이 아닌 다른 곳에 대한 집중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발의한 아이템에 대해서는 정말 성공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받은 미션보다 그래서 훨씬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 생각한다. 그리고 그 자체가 R&D 기능을 수행한다. 비록 사업적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 자체가 무형의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고, 자신이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도 창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에 대한 의지가 강한 분들 일 것이다. 그래서 매일 같이 반복되는 또는 조직적으로 주어지는 업무에 대한 회의가 들기도 한다. 또 조직내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의도된 것은 아니지만 기회 자체가 박탈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 자신이 생각한 아이템을 자신이 책임지고 조직 내에서 성장시켜 보는 기회를 갖는 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일이다. 보상, 승진, 복지 등의 직원관리 수단보다 훨씬 회사 입장에서도 생산적일 수 있다 생각한다. 물론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기회를 줄 수는 없을 것이다. 냉철한 선별이라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열정이 넘치지만 수동적인 일들만 해서 힘들어하고, 꼭 하고 싶은 아이템은 있지만 나가서 할 자신이 없고, 창업으로 정말 회사에 필요한 인재인데 이별을 해야하고안타까운 일들이 보면 이러한 방식도 한번 깊게 고민해 볼 수 있는 대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Posted by honeybadger :
지겹도록 긴 스티브잡스 전기를 이제서야 아이팟 등장까지 읽었다. 전체 중 2/3 정도 읽은 듯 하다. 전체를 읽은 후에 한번 정리를 해 볼 생각이지만 지금까지 읽으며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제품, 사업을 성공시킨 근원적인 원인을 생각하게 되었다. (보는 이들의 판단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것은 바로 제품,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이다. 새롭지는 않은 이야기이기는 한데 그 이야기를 더 절실하게 느꼈다고 할까?

스티브 잡스의 행보는 어쩌면 연애와 비슷하다. 대상에 대한 맹목적이다 못해 광신적이기 까지 한 애정에 기반한 연애 말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렇지 않은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서 얼마나 맹목적이었는가, 사랑을 성취하기 위해 일말의 타협도 하지 않았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단 1%의 실수도 하지 않기 위해 디테일에 몰두했을 것이다. 그 만큼 스티브 잡스는 제품을 기술을 사랑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쩌면 일반적인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혹은 회사의 구성원과 바로 그 지점부터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기이기 때문에 나중의 스티브 잡스와 어린 시절부터 연결시킬 수 밖에 없었겠지만 스티브 잡스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제품과 기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키워왔고 그로 인해 자신이 하고 싶은 명확한 것을 갖고 있었다.(기술을 통해 혁신적인 제품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중요한 것은 그 명확한 것이 논리적이거나 분석을 통해 도출된 것이 아니라 그의 가슴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고 그렇기에 그것을 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다는 점에 있다.

그런데 일반적인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혹은 회사원들은 어떤가? 아마도 취업하거나 이직을 할 즈음에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회사들 중 가장 매력적인 대상을 선택했을 것이다. 물론 자신이 관심 있는 영역에 대한 고민을 했겠지만 그 보다는 안정적인 요소들(회사의 규모나 연봉 등)을 더 크게 고려하지는 않았던가? 그렇게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해서 일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열정의 정도에서 분명 차이가 있다. 짝사랑 하는 사람의 생일을 축하하는 것과 친하지 않는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는 것의 확연한 차이 정도 되지 않을까?

그리고 철학이 부재하다. 특정 대상을 아주 오랜 기간 관심을 갖고 사랑하게 되면 그 대상에 대한 자신의 철학, 통찰이 생겨난다. 영화를 좋아하면 어떤 영화가 필요한지? 게임을 좋아하며 어떤 게임이 좋은 게임인지? 음악을 좋아하면 현재 대중에게 필요한 음악은 무엇인지? 자신만의 철학이 생겨나고 답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철학이 있다는 그 자체이다. 철학을 갖게 되면 일에 능동적이 된다. 일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전략적 방향성을 갖게 된다. 하지만 철학이 없다면 순간 순간 효과적인 대응이 전부이다. 대응은 잘하기에 문제도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도 잘한다는 평가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새로운 것, 혁신을 만들 수 없다. 그렇기에 철학이 부재한 리더는 무엇보다 가장 위험하다. 대체로 시류와 분위기에 휩쓸리다 끝난다. 하지만 철학을 갖고 있다면 그 방향으로 맹렬히 달려갈 수 있다. 물론 그 방향이 틀릴 수도 있다.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것 보다는 명확한 방향으로 집중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은 더 높다. 방향이 명확하기 때문에 디테일에 강하고, 설령 실패를 하더라도 수정 후 재도약 또한 쉽다.


스티브 잡스도 가야 할 철학과 방향이 명확했기에 강력한 집중을 할 수 있었으며 디테일에 강할 수 있었다 생각한다. 물론 시류에 맞지 않거나 니즈를 충족 시키지 못하는 방향일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수 많은 제품, 서비스가 실패하는 이유는 시류와 니즈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절대적으로 못 만들었기 때문이다. (성공의 규모에는 영향을 미치겠지만) 절대적으로도 잘 만들었다면 없던 니즈와 시장도 생겨난다. 애플의 수 많은 제품이 입증해 주지 않았던가? 폐쇄형 맥의 방식은 윈도우와의 대결에서 실패할 것이라 했고, 복잡한 음반 업계를 하나의 체계로 정리할 수 없을 것이라 했으며, 세계 최고의 컨설팅펌 맥킨지도 스마트폰은 시기상조라 했다.

가끔 둘러보면 자신이 속한 기업의 제품에 일로서만 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자제품을 팔면서 기계치라고 하고, 게임 비즈니스를 하면서 게임을 싫어한다고 하며, 웹서비스 회사를 다니면서 SNS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그럴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모습이다. 그런 사람들이 새롭거나 혁신적인 것을 내 놓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마니아(조금 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면 오덕)에 대한 지극한 애정이 있다. 외골수 이기도 하고 사회성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미래의 비전을 갖고 있다. 그 비전은 아주 오랜 동안 쌓여온 애정으로 잉태된 내공이다.

자신이 태생적인 마니아가 아니라면 항상 제품과 서비스에 얼마나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가? 관심과 애정을 갖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고 할 수 있는가? 살펴야 하지 않을까?

Posted by honeybadger :

전략 혹은 특정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외로 일관성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일관성이라고 함은 전략의 A부터 Z까지, 상품기획부터 유통까지 각각의 속성들이 모두가 하나의 전략적 방향으로 수렴하는 것, 연결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너무도 당연한 이 개념이 실제로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대체로 다음과 같은 상황이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1) 확실한 주체(책임자)가 없다.
첫 번째로 확실한 주체(책임자)가 없는 경우다. 대부분 Brand Manager Product Manager가 강력한 권한을 갖기 보다 전체 프로세스나 일정관리 정도만을 하고 상품기획은 상품기획팀에서, 마케팅은 마케팅조직에서 따로 따로 진행할 때가 그렇다. BM이나 PM이 있기는 하지만 권한도 없고 기능, 지원 조직의 입김이 너무 강해서 조율하기에 허덕이는 경우다. 일정대로 프로세스는 진행되지만 각각이 따로 논다. 상품과 어울리지 않는 마케팅이 이루어지고, 브랜드 정책과 정반대의 가격정책이 짜여지기도 한다. 또한 이 경우 각각의 조직의 목표가 성공적인 제품의 시장 공략과 같은 본원적인 것이 아니라, 기능상 뛰어난 제품개발, 마케팅적으로 의미 있는 마케팅과 같이 시장의 성공과는 상관 없는 조직적 개념들이 더 중요하게 인식되는 경우도 많다.

 

2) 서로 서로 양보한다.

서로 조직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반영하는 것이 미덕인 문화를 가진 기업의 경우 서로 서로 자신의 안을 양보한다. 상품기획은 마케팅에 조금 양보하고 이에 대해 마케팅은 상품기획에 조금 양보한다. 이렇게 조금씩 양보한다. 큰소리도 안 나고 갈등도 없어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이지만 날카로운 전략은 점점 색깔이 없는 평범한 녀석이 되어 버린다. 향후 결과 또한 평범해져 버린다.

 

이상의 2가지가 가장 대표적인 이유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전략이나 비즈니스 추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어떠하든 모든 요소, 기능, 조직들이 하나의 방향성 하에서 일관성을 갖는 것이라 생각한다. 설령 그것이 시작부터 잘못된 방향이라고 해도 말이다. 서로 자신의 목소리만 드높이거나 젠틀하게 양보해서 차별화되지도 못하고 평범한 전략은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 이 경우 단일 제품의 실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 브랜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상품, 마케팅, 가격, 유통 같은 것들이 서로 따로 놀면 고객은 혼란을 느낀다. 그리고 어긋나는 지점에서 큰 불만을 느낀다. 극단적인 예지만 브랜드는 럭셔리한 이미지로 마케팅하는데 유통은 마트에서 한다고 했을 때 그 불일치를 고객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외로 이러한 경우가 많다.



 

결국 누군가가 강력한 의사결정자가 존재해야 한다. 강력한 BM, PM이 있어서 전체를 총괄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거나, 기능적으로 나뉘어진 조직이라면 특정조직, 혹은 특정 의사결정권자가 총괄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소수의 누군가에게 권한을 집중하는 것은 분명 리스크가 큰 행동일 것이다. (그가 스티브잡스 레벨이 아닌 이상) 그렇지만 일관성이 확보된 다음에 비로서 성공가능성이나 차별성 같은 것을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충족 되어야 할 개념인 것이다. 기업 운영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권한이 분산되어 있으면 조직의 헤게모니를 차지하기 위한 정치가 만연하고 시장에서의 성공은 부차적인 것이 된다. CEO의 독재가 애매한 분권체제보다 훨씬 강력하지 않겠는가? 물론 보스가 스마트하고 용맹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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