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수의 브랜드 탄생 비화 : 기사보기

대부분 우연이나 장난처럼 만들어진 브랜드들이지만 성공했기에 대단한 브랜드로 남을 수 있었다.
그리고 네이밍 관점에서 대단히 훌륭한 브랜드들도 많다. 결국 브랜드는 얼마나 잘 만드는가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얼마나 더 잘 관리되는가가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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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주인공 팝니다

2006. 10. 8. 15:34 from information

2005년 8월에 공포소설의 스테판 킹(Stephen King), 변호사 출신의 존 그리샴(John Grisham), 로맨틱 소설의 노라 로버츠(Nora Roberts), 아시아계를 대표하는 에이미 탠(Amy Tan) 등 다양한 소설 장르를 아우르는 미국을 대표하는 16명의 소설가들이 곧 발간될 자신들의 소설 속 인물들의 이름을 경매에 내놓았다. 언론자유를 상징하는 미국 헌법 수정조항 제 1조를 수호하고 널리 알리는 프로젝트의 기금 모금 활동의 일환으로 이 소설 속 인물의 이름을 경매에 붙이는 방안을 내놓았다고 한다. 대표격인 스테판 킹의 올해 발간된 소설, 『Cell: A Novel』에 나오는 '레이 후이젠가(Ray Huizenga)'라는 이름의 주인공은 무려 2만$ 이상의 돈을 내고 자신의 이름을 소설 속에 심었다고 한다.


스테판 킹의 경우 워낙 작가로서의 스타일이 확실하여 경매 참가자들이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의 분위기와 성격을 대충 미리 짐작을 할 만도 한데, 친절한(?) 작가 자신이 대략 언질을 주었다. "(이 소설은)폭력성이 두드러지고, 핸드폰 시그널 때문에 망가지는 사람들을 그릴 예정이다. 싸구려 위스키처럼 맛이나 뒤끝은 고약해도 아주 만족스러울 것이다." 이와 함께 공포 소설의 대부답게 '소설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역할을 원한다면, 여성 이름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로 번역된 『Lemony Snicket's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시리즈에서 작가는 세 명의 불쌍한 고아의 막내인 '말 잘하는(an utterance)' 애기의 이름을 구한다 했고, 존 그리샴은 자신의 다음 소설에서 '선한 역할(in a good light)'을 맡을 것이라고 간단하게나마 언급을 했으나, 에이미 탠이나 노라 로버츠는 인물이나 소설의 성격에 관해서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고, 그냥 경매품으로 내놓았다. 그런데도 에이미 탠이나 노라 로버츠의 소설에 자기의 이름을 쓸 수 있는 권리도 모두 2천$ 이상에 팔렸다고 한다.


브랜드 이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꽤 진행을 했고 지금도 몇몇 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솔직이 개인적으로 이런 프로젝트는 피하고 싶은 경우가 많다. 우선 제품이나 서비스에 담고자 하는 뜻이 명확하지도 않은데, 이름부터 내놓으라, 또 이름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아서 피하고 싶다. 제대로 된 작명가(作名家)라면 아이의 이름을 질 때 사주팔자(四柱八字), 돌림자, 부모의 바램 등을 고려하여, 적합한 조합의 이름을 내놓는다. 그런데 제품의 특성, 목표 시장, 향후의 계획조차 제대로 세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이름부터 만들어 내놓으라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만든다. 물론 이런 기업들을 노리고, 좌판 벌이듯이 자신들이 예전에 만들어 놓았던 이름들을 나열해 놓고 골라 가십시오 하는 브랜드 이름 짓는 회사들도 꽤 있기는 하다.


한편으로는 이름을 결정할 시점에서 보통 2~3개의 최종 후보를 내놓게 되는데, 그 이름들을 추천하게 된 배경은 보지 않고, 이름자만을 놓고 왈가왈부하게 되는 경우를 무척 자주 겪게 된다. 브랜드 이름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우선 제품에서 이름을 통하여 내세우고자 하는 방향을 잡는다. 예전의 아이 이름을 짓는 방식에서 보면, 아기가 나중에 장군이, 학자가,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소망을 담는 것과 비슷하다. 그 방향을 합의하고, 실제 이름이 가지게 될 분위기를 결정한다. 가볍게, 활기 차게, 침착하게, 감성적으로 등등이 되겠다. 역시 이에 대한 합의를 거쳐서 두 세 가지를 최종적으로 내놓게 되는데, 실제 이름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때 앞에서 한 합의는 까맣게 잊거나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이름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모두 폐기처분하고 새로운 것들로 가지고 오라 우기는 경우가 가끔 생긴다. 그리고 제품 판매 등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맘대로 둘러대고 해석할 수 있으므로 이름만큼 핑계대기 좋은 것도 없다.


이번 소설 속의 이름 경매는 이름만을 작가들에게 주고, 처할 상황과 인물의 성격은 작가들에게 전적으로 맡긴 셈이다. 작가들에게 얼마나 그 이름을 어느 정도의 빈도와 비중을 가지고 써야 한다는 구속력이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이름들을 해석하고 분위기를 만들어 낼 만한 여지는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조정래 선생이 자신의 소설 속 인물들 이름을 작명하며 겪었던 고민에는 한참 모자란 상태에서 타협이 이루어져서, 인물에게 이름이 붙여질 것 같다. 많은 명작 소설들에서 특정 이름을 가진 인물을 위하여 소설이 쓰여진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은 그것이 그만큼 고심하여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워낙 유명하여 자연스럽게 어릴 때부터 그 소설 속의 이름들에 익숙해진 후천적인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고민의 바탕이 없이는 그런 후천적인 결과도 따라올 수 없다. 지난 주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영화를 잠깐 옛 기억을 되살리며 보았는데, 거기서 '스칼렛 오하라(Scarlett O'Hara)'는 그 누구도 아닌 스칼렛 오하라이어야 하고, '렛 버틀러(Rhett Butler)'도 그 어떤 다른 이름이 대신 할 수 없다. 그 누가 수백만$을 낸다고 해서 다른 이름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소설 속 이름에 대한 권리를 팔기 전에, 영화나 드라마에 자신의 제품을 노출시키는 소위 PPL(Product Placement) 기법을 소설에까지 적용시키는 것이 2~3년전부터 자주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로 소수의 소위 명품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유명 작가에게 미리 돈을 내고 자신의 브랜드 이름을 그들의 작품 중에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도 일반화되다 보니 제목에 브랜드 이름이 들어 가면 얼마, 주인공의 입에서 브랜드를 호명하면 얼마하는 식으로 가격이 매겨지게 되었단다. 그러니 소설 속 인물의 이름을 경매에 붙이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문학의 세계를 떠나서도 사실 예전 같으면 생각할 수도 없는 것들이 경매에 부쳐져 팔리고 있다. 2005년 미국 남부의 애틀란타 동물원은 갓 태어난 고릴라의 이름을 메이시(Macy) 백화점에 팔았다. 그 고릴라의 이름이 고릴라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메이시 베이비(Macy Baby)'가 된 연유이다. 역시 미국 남부의 텍사스(Texas)에 있는 인구 125명의 작은 마을인 '클락(Clark)'은 위성접시(Satellite Dish)로 방영되는 TV를 10년 동안 무료로 보는 대가로 마을 이름을 'DISH'로 고쳤단다.


"우리 문화에서는 이미 상업적인 메시지를 담지 않은 빈 공간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미국 문화의 몰락(The Twilight of American Culture)』의 저자인 모리스 버만(Morris Berman)의 경고성 문구가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사족(蛇足)>

우리 나라 TV프로그램에서 옷이나 가구 등에 붙은 브랜드 딱지를 모자이크 처리하여 가리는 것을 보면, 작품성 따위는 희생되어도 좋다는 '원천봉쇄' 식의 발상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오로지 한 길로, 표피적으로 치닫는다는 데서 위에서 본 지나친 상업화와 근본적으로 다를 바 없다.



<박재항,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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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론 인형의 대표명사가 된 [Barbie]는 소녀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인형 중 하나이다. Barbie]는 전세계 150여 나라에서 2초마다 한 개씩 팔리는 베스트 상품이며 또한 “[Barbie]의 허리가 1mm만 가늘었어도 인형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역사적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 할머니부터 그의 손녀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초월한 소녀들의 놀이감일 뿐 아니라 이제는 수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된 [Barbie], 올해로 47번째 생일을 맞게 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Barbie] is born!

[Barbie]는 ‘Mattel’이라는 회사의 공동 경영자 중 한 명인 루쓰 핸들러에 의해 탄생되었다. 1945년 루쓰와 엘리어트 핸들러 부부와 그들의 친구인 하롤드 멧슨에 의해 창설된 ‘Mattel’사는 원래 액자와 인형가구를 제작·판매하는 회사였다. 어느 날 루쓰 핸들러는 자신의 딸인 바바라가 종이로 숙녀 인형을 만들어 역할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를 본 루쓰 핸들러는 소녀들이 가지고 놀면서 미래의 자기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인형을 착안하고 딸의 이름에서 따온 [Barbie]라는 이름을 가진 성숙한 여성의 모습을 한 인형을 만들었다.

[Barbie]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59년 뉴욕에서 열린 장난감 박람회였다. 최초의 [Barbie]는 11½인치의 키에 아이보리색 피부, 아치형 눈썹을 하고 있었으며 스트라이프 수영복 차림이었다. 머리 모양은 파마한 포니테일 스타일로 금발과 브루넷(갈색)의 두 가지 머리색 중 선택할 수 있었고 스탠드에 인형을 세우기 위해 발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당시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던 인형은 대부분 귀여운 모습의 아기나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Barbie]는 박람회를 찾은 완구 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들에게 새초롬한 표정에 카리스마까지 느껴지는 이 작은 여자 인형은 당시로서는 너무도 생소한 것이었고 이것이 어린이들에게 받아들여질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이 후 ‘Mattel’사는 매우 혁신적인 TV 광고 캠페인을 통해 그들의 첫번째 [Barbie]를 미국 전역에 알렸고 이는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소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Barbie] as a fashion icon

[Barbie]를 설명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식어는 ‘패션 인형’이다. 그만큼 [Barbie]의 패션성은 그녀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되었다. 인형이 입고 있는 옷이란 대부분 디자인이 조악하며 엉성하게 재단하고 재봉된 것들이다. 그것은 그저 인형의 옷일 뿐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Barbie]는 헤어 스타일과 메이크업부터 귀걸이와 구두 같은 소품을 포함한 의상에 이르기까지 완성도 있는 연출을 보여준다. [Barbie]는 단지 인형이 아니라 소녀들이 동경하는 완벽한 외모에 뛰어난 패션 감각을 지닌 여인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유행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인 [Barbie]는 따라하고 싶은 본보기가 된다. 재클린의 머리 스타일이 유행했을 때에는 ‘Bubble Cut Barbie’라는 이름으로 재클린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가발이 최신 유행이었을 때에는 세 가지 색의 가발이 들어있는 ‘Fashion Queen Barbie’로 나타났다.

[Barbie]의 이러한 패션성은 트렌드 세터들의 관심을 집중시켜 1985년에 열린 ‘바비 전시회’에서는 입생로랑·크리스찬 디올·장 폴 고띠에와 같은 세계적인 디자이너에 의해 꾸며진 6백여 개의 [Barbie]와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Barbie] 그림이 소개되기도 하였다.

다음 해인 1986년부터는 ‘limited edition’을 출시하게 된다. 이는 좀 더 정교한 제작과정과 디자인으로 만든 수집용 [Barbie]로서 수집가들은 인형의 머리결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머리를 절대 묶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피부에 흠집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해 구입한 후 상자에서 한번도 꺼내지 않는 경우도 있을 만큼 명품을 다루는 정성과 세심함으로 관리한다고 한다.



[Barbie]’s evolution

[Barbie]는 미국 독립혁명 200주년 기념행사에서 금세기 최고의 인형으로 선정되어, 미국의 몇 가지 의미있는 물건들과 함께 2176년 까지 2백년 동안 타임캡슐에 보관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처럼 [Barbie]가 최고의 인형으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기획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의상은 물론이고 인형의 시선 처리, 유행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고민하여 이루어지는 개발 과정은 [Barbie]를 40여 년이라는 시간 동안 최고의 인형으로서 자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인형을 세우기 위한 스탠드를 개선하여 인형의 발바닥에 구멍을 뚫지 않도록 하였으며 후에는 스탠드 위에서 걷거나 춤을 출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또한 허리를 돌릴 수 있고 무릎·팔꿈치·발목이 자유자재로 꺾이는 [Barbie]를 개발하여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였다. 소비자 조사를 통해서는 소녀들이 [Barbie]의 머리를 만지며 노는 것을 가장 즐긴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직접 머리 염색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고대기로 컬을 만들 수 있는 [Barbie]를 출시했다. [Barbie]의 피부도 실제 피부색과 가깝고 시간이 지나도 색이 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와 기술을 연구하였으며 물감으로 그리던 눈썹과 속눈썹을 한 올씩 심어 실제감과 정교함을 더했다.



[Barbie]’s message

[Barbie]가 소녀들의 모델이 된 것은 처음에는 외형적인 모습 때문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마치 처음에는 예쁜 얼굴로 인기를 모으던 영화배우가 공인으로서의 위치를 인식하고 모범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초기의 [Barbie]가 쇼핑과 파티를 좋아하는 여성이었다면 1980년대의 [Barbie]는 군인·의사·전문 경영인 등 보다 현실적이고 활동적인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다. 1986년 소개된 우주 비행사가 된 [Barbie]는 1994년 실제 최초의 여성 우주 비행사인 ‘샐리 라이드’보다 10여년이나 앞서 선보인 것인 만큼 [Barbie]는 진보된 여성상을 보여주었다.

또한 [Barbie]는 백인 친구 뿐 아니라 흑인·동양인·히스패닉 등 소수민족의 [Barbie]와 그의 친구들을 소개함으로써 미국계 백인 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을 갖추어 나갔으며 90년대 말에는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타고 있는 [Barbie]로 장애문제를 제기하는 등 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부각시키기도 하였다.

이처럼 [Barbie]는 시대와 나이를 초월한 각계 각층의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인형의 외형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여 만든 완성도 높은 제품과 유행을 선도하는 뛰어난 패션성 그리고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자 하는 철학이 어우러졌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Barbie]가 여성을 외모라는 획일적 기준에 의해 평가되도록 만든 원인 중 하나라는 이유로 많은 페미니스트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비판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예쁘고 능력있는 여성’을 꿈꾸는 소녀들이 있는 한 [Barbie]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브랜드리포트, 김소린(메타브랜딩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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