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에 해당되는 글 78건

  1. 2019.06.11 내 아이를 위한 일생의 독서계획
  2. 2019.06.04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
  3. 2019.04.22 풀꽃도 꽃이다

 

첫째는 꾸준히 읽어주는 것 이외에 특별한 노하우는 없었다. 그런데 둘째는 첫째보다는 조금 더 효과적인 책 읽기를 해주고 싶기도 했고 근본적인 독서력을 더 키워주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기는 하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인이다. 한국은 왠지 중국보다는 서구권 국가들과 문화적으로 더 이웃한 것 같아 갸우뚱했지만 입시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독서 등 현실적인 조언들도 담겨 있어 가볍게 읽기는 괜찮은 책인 것 같다. 

 

하지만 다 읽고 크게 기억나는 것은 없다. 아마도 읽으면서 매일 몇 권의 책을 읽어주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런 방식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힘에 부친다 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둘째는 특별히 효과적인 방식을 적용하기 보다는 그냥 편하게 손에 잡히는 책들을 당분간은 읽어줄 생각이다. 오히려 첫째와 요즘 독서록을 교환하면서 쓰고 있는데 이것이 꽤 재미있다. 첫째에게 스마트폰 기변을 빌미로 해보자고 한 것인데 녀석이 그 형식을 자신이 책에 대한 감상을 적고 아빠에게 오히려 그 내용을 토대로 질문을 던지는 형태로 만들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답변을 손으로 쓰고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어디서 본 것도 아니고 어쩌다 보니 이런 형식이 만들어졌는데 첫째도 나도 꽤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책을 통해 조언을 얻는 것도 좋겠지만 일단 이런 우리만의 방식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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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

2019. 6. 4. 01:45 from Book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상식적으로 잘 이해도 안 되고 규모부터 차원이 다른 투자와 합병을 보면서 그 의사결정의 목표가 궁금했다. 큰 성공과 수익을 얻었지만 그 결과와 상관없이 여전히 모든 그림이 하나의 맥락으로 합쳐지지 않았다. 급기야  소프트뱅크 새로운 30년 비전 발표를 보고서는 "아! 이 사람 정상이 아니다." 싶었다. 좀 이해하고 싶었다. 

 

이 바닥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핵심 서비스를 지구 최강으로 키워내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다. (애플의 잡스, 페이스북의 주커버그, 알리바바의 마윈, 네이버의 이해진 등이 그렇다.) 그런데 손정의는 그들과는 다른 방향의 행보를 갖고 있어 차별적이다. 누군가는 그래서 결국 투자와 합병이 주라서 핵심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런 그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이었다. 이 책을 읽고 그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6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매우 흥미진진하다. 기본적으로 시간순으로 쓰여있기는 하지만 그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시간대를 넘나들지만 복잡하기보다는 그 구성으로 조금 더 손정의를 이해하기 쉽다. 구성도 좋은 책이다. 

 

앞에서 제품력으로 성공한 이들은 주로 하나의 문제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 서비스를 만들고 그 가치를 극단으로 올려서 시장을 제패했다. 하지만 손정의는 굉장히 다른 관점을 취한다. 본인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미래, 비전를 정하고 그에 부합하거나 토대가 되는 제품, 서비스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형태의 경영 스타일을 가진다. 초미세의 디테일보다는 비전의 광대함으로 승부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그의 투자와 합병의 행보가 이해된다. 경쟁사를 압도할 기능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경쟁사를 인수해서 시장을 장악하는 스타일이라고 할까? 왜냐면 그 시장이 목표가 아니라 그 시장이 연결된 어떤 세상을 그는 만들고 싶은 것이다. 

 

그 또한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이다. 고비마다 마치 구원자와도 같이 그를 인정하고 알아봐주는 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얻는다. 몇 년을 시한부 인생이었으나 극적인 치료법이 개발되어 건강을 찾는 대목에서는 신의 가호가 함께 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물론 구원자와 같은 은인들의 인정은 손정의 그 자신의 매력과 열정에 기인한 것이며 기회를 성공으로 바꾼 것도 그의 능력임에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준비되어 있었다는 점, 실패에 거의 다다른 순간에서도 본인의 비전을 결코 포기 하지 않았다는 점, 운을 실력으로 결코 착각하지 않았다는 점이 단순히 운이 좋은 사람으로만 보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소프트뱅크=손정의로 등식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손정의 그 주변에는 또 훌륭한 인재들이 함께 했다는 점 또한 중요하다. 물론 그도 직원들의 배신을 겪고 나서 "동지적 결합"의 교훈을 얻기는 했지만 도움을 준 은인들을 잊지 않고 함께 한 동지들과 함께 비전을 공유해 일치시키는 모습은 탁월한 리더의 모습일 것이다. 

 

성공한 이유를 나중에 정리하게 되면 분명 미화되고 그럴듯하게 포장될 수밖에 없다. 이 책도 그럴지도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성공한 이들은 분명 어느 한 부분에서는 극단까지 도달한 사람임에는 분명하다. 손정의는 비전과 그 비전에 대한 자기 확신 부분에서 그럴 것이다.

 

재미는 있지만 또 나를 돌아보면 작아지게 한다. 손정의 비전의 토대가 되었던 료마가 간다를 나도 한번 읽어볼까? 

Posted by honeybadger :

풀꽃도 꽃이다

2019. 4. 22. 00:45 from Book

 

고등학교 시절에 누구나가 다 읽던 "태백산맥"이후 "조정래" 작가의 책을 읽은 적은 없다. (뭐 원체 소설을 즐기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고...) 아마 16년, 이 소설이 출간될 즈음에 "조정래" 작가의 신작이라는 이유로 주문을 했던 것 같고 이제야 펼치게 되었다. 

 

우선 현 시점 한국의 교육 현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놀랐다. 70대의 "조정래" 작가는 여전히 한국의 문제를 고민하고 그의 글을 통해 지금도 문제제기를 하고 있었다. 얼마 전 큰 화제가 되었던 "스카이캐슬"보다 더 현실적인 한국의 교육 현실이 이 소설에 담겨 있다. 

 

이 책은 은유나 상징과 같은 소설의 여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태백산맥의 문체와 표현이 어떠했는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 소설에서 문학 작품으로서의 글과 표현의 재미, 아름다움을 찾기는 어렵다.  직접적으로 문제와 사건을 이야기한다. 어떤 면에서는 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는 기사와 같다. 그래서 더 대한민국의 교육 문제에 대한 작가의 분개와 조바심이 체감된다. 

 

이 소설을 읽고 나 또한 두 아이의 어버지로서 교육에 대해 생각해본다. 소설에 등장하는 부모들과 나는 과연 얼마나 다를까? 지금이야 아닐 것 같지만 동일한 사건과 상황 앞에서도 나는 다를 수 있을까? 아니 결국 결단과 용기, 신뢰의 문제가 아닐까? 자신이 없다. 소설에서 소개한 다음의 글을 이정표로 삼아야겠다. 

 

"어린 자식이 있다면 최선의 능력을 다해 돕고 지도하고 보고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공간을 허용하는 일이다. 존재할 공간을. 아이는 당신을 통해 세상에 왔지만 '당신의 것'이 아니다. 

 

소설로서의 재미는 크지 않지만 아이를 둔 대한민국의 부모라면 한번 정도는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