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스는 국내 리서치 회사 중 요즘 가장 많은 변화를 하고 있습니다. 직원수가 작년에 60여명 정도 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현재 130명으로 늘어났고, 작년 9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올해 230억원의 매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입소스는 확실하게 메이저 리서치 회사로 점프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듣기로는 입소스글로벌에서도 한국지사를 적극적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전임 TNS CEO였던 데이빗 리처드슨이 입소스 아시아 태평양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확실하게 한국지사에 힘을 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와 함께 TNS와 RI와 합병 후 TNS에서 RI 출신들이 대거 이탈하게 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둥지를 튼 곳이 바로 입소스입니다. 현재 입소스의 CEO는 과거 RI의 CEO이기도 하죠. 예전 RI가 입소스코리아에서 환생했다고 해도 어색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니 큰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전체적으로 이런 입소스의 공격적인 시장 공략 맥락에서 아마 이번 세미나도 진행이 되었다 판단이 됩니다. 그간 입소스의 경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 보다는 아는 클라이언트들만 실력을 인정해 협업하는 회사 정도의 포지셔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숨겨진 고수의 이미지?) 그렇다 보니 좀 더 저변을 넓힐 필요가 있을 테니까요. 제가 이번 입소스 세미나를 보는 아주 개인적인 관점입니다.^^
세미나는 크게 2개의 세션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성공적인 신제품 개발의 10가지 비밀이라는 주제로 발표가 진행 되었습니다. 기존의 프로젝트 경험들을 토대로 신제품 개발과 관련해서 중요한 인사이트를 정리했다는 측면에서 꽤 의미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신제품 개발 관련해서 프로젝트 경험이 많지 않아서 새로운 이야기도 많았는데요. 특히 입소스가 제안하는 신제품 컨셉 평가 시에 사용하는 RED지표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RED 지표는 3가지 지표의 약자인데요. Relevance, Expensiveness, Differentiation의 3가지 입니다. 즉 일반적인 구매의향보다 3가지 지표가 실제 성공가능성을 더 높게 설명해 줄 수 있다고 하며 많은 부분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3가지 지표를 실제 어떻게 측정하느냐가 중요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FMCG 같은 경우에는 잘 들어맞을 듯 하지만 다른 업종에서는 좀 개념이 수정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저희 회사가 속해 있는 웹서비스, 게임 같은 경우는 많은 부분 유료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Expensiveness 같은 개념은 역시 잘 맞지 않습니다. 역시 많은 리서치 회사의 모델은 의사결정을 용이하게 해주는 장점은 있으나 각각의 업종에 맞게 최적화 시키는 것이 숙제인 듯 합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수요예측에 대한 세션 이었습니다. 직접적으로는 입소스의 수요예측 모델인 designor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여러 리서치 방법 중 그 정확성에 있어서 최악이 수요예측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 맞는 법이 없죠. 물론 방법론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미래에 대한 예상이기 때문에 측정 후 수 많은 변수들로 인해서 결과는 절대 맞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요예측은 진짜 수요예측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되고 현재의 상황에 판단,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 통제 가능한 변수들에 따라 수요가 어떻게 변화되는지 파악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입소스의 모델인 designor는 그런 관점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투자했을 때 수요를 증대시킬 수 있는지 단서를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designor에서 더 진보된 모델을 소개해 주었는데요. Nextgen이라는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초기 단계에서 수요예측이 가능하고, 어떤 제품에 대해서 중간 중간 진행한 컨셉 평가들의 데이터들을 변수로 활용함으로써 예산도 낮추고 그렇기 때문에 유연합니다. 또한 그 동안 많은 수요예측에서 접근하지 못한 출시된 경쟁 제품과의 비교를 통해서 조금 더 정확한 수요예측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즉 실제 시장, 경쟁상황을 반영할 수 있다는 의미죠. 정확하게만 된다면 획기적이겠지만 세미나에서 질문이 나온 것처럼 과연 정확한 경쟁 제품과의 비교가 가능하냐에 대해서는 이슈가 존재합니다. 단순한 제품 스펙 차원은 비교가 가능하지만 출시 된 제품은 무형의 자산 (브랜드 이미지, 자산, 파워 등)을 보유하고 있고 출시 전인 신제품은 시장에 출시가 안되어 있기 때문에 비교가 불가능하죠. 그리고 이로 인해 정확한 수요예측이 제한되는 것도 사실이고요. 입소스에서는 이에 대해서 Relevance 변수가 해당 속성을 담아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답변을 했습니다. 개념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실제 가능한가? 어떻게 하는가? 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슈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짧은 시간 동안 모델을 다 이해하지 못해서 이 정도의 해석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미나를 보면서 제가 담당하고 있는 웹서비스나 게임의 적용을 계속 고민해 보았는데 역시 많은 부분 FMCG나 유형의 제품을 중심으로 개발된 모델이기 때문에 최적화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정도 적용해 보고 싶은 모델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가능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웹서비스나 게임은 각각의 기능, 사용을 통한 경험속에서 실제 제품의 가치가 평가되는 경향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다른 유저의 관계, 상호작용 속에서 그 가치가 더 커지기도 하죠.
많은 리서치 회사의 세미나가 자사 리서치 모델의 소개이고 이번 세미나도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의미 있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신제품을 스타로 그래서 세미나를 아카데미시상식 분위기처럼 꾸민 점도 귀여웠고요(?) 다만 동시통역이 좀 매끄럽지 못했고 중간, 중간 챕터를 영어와 한국어로 번갈아 진행하다 보니 좀 불편하기는 했습니다. 물론 영어가 짧은 제 문제이기는 하지만요.^^
최근에 입소스코리아는 웹사이트도 글로벌 표준에 맞게 개편을 했더군요. 이번 세미나 자료는 아래 URL을 통해서 열람 가능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해주시고요.
http://www.ipsoskorea.com/html/newscenter.asp?num=7
입소스코리아가 TNS, 닐슨, 한국리서치, 시노베이트와 같이 확실한 빅5로 성장할지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