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론 인형의 대표명사가 된 [Barbie]는 소녀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인형 중 하나이다. Barbie]는 전세계 150여 나라에서 2초마다 한 개씩 팔리는 베스트 상품이며 또한 “[Barbie]의 허리가 1mm만 가늘었어도 인형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역사적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 할머니부터 그의 손녀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초월한 소녀들의 놀이감일 뿐 아니라 이제는 수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된 [Barbie], 올해로 47번째 생일을 맞게 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Barbie] is born!

[Barbie]는 ‘Mattel’이라는 회사의 공동 경영자 중 한 명인 루쓰 핸들러에 의해 탄생되었다. 1945년 루쓰와 엘리어트 핸들러 부부와 그들의 친구인 하롤드 멧슨에 의해 창설된 ‘Mattel’사는 원래 액자와 인형가구를 제작·판매하는 회사였다. 어느 날 루쓰 핸들러는 자신의 딸인 바바라가 종이로 숙녀 인형을 만들어 역할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를 본 루쓰 핸들러는 소녀들이 가지고 놀면서 미래의 자기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인형을 착안하고 딸의 이름에서 따온 [Barbie]라는 이름을 가진 성숙한 여성의 모습을 한 인형을 만들었다.

[Barbie]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59년 뉴욕에서 열린 장난감 박람회였다. 최초의 [Barbie]는 11½인치의 키에 아이보리색 피부, 아치형 눈썹을 하고 있었으며 스트라이프 수영복 차림이었다. 머리 모양은 파마한 포니테일 스타일로 금발과 브루넷(갈색)의 두 가지 머리색 중 선택할 수 있었고 스탠드에 인형을 세우기 위해 발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당시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던 인형은 대부분 귀여운 모습의 아기나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Barbie]는 박람회를 찾은 완구 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들에게 새초롬한 표정에 카리스마까지 느껴지는 이 작은 여자 인형은 당시로서는 너무도 생소한 것이었고 이것이 어린이들에게 받아들여질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이 후 ‘Mattel’사는 매우 혁신적인 TV 광고 캠페인을 통해 그들의 첫번째 [Barbie]를 미국 전역에 알렸고 이는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소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Barbie] as a fashion icon

[Barbie]를 설명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식어는 ‘패션 인형’이다. 그만큼 [Barbie]의 패션성은 그녀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되었다. 인형이 입고 있는 옷이란 대부분 디자인이 조악하며 엉성하게 재단하고 재봉된 것들이다. 그것은 그저 인형의 옷일 뿐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Barbie]는 헤어 스타일과 메이크업부터 귀걸이와 구두 같은 소품을 포함한 의상에 이르기까지 완성도 있는 연출을 보여준다. [Barbie]는 단지 인형이 아니라 소녀들이 동경하는 완벽한 외모에 뛰어난 패션 감각을 지닌 여인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유행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인 [Barbie]는 따라하고 싶은 본보기가 된다. 재클린의 머리 스타일이 유행했을 때에는 ‘Bubble Cut Barbie’라는 이름으로 재클린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가발이 최신 유행이었을 때에는 세 가지 색의 가발이 들어있는 ‘Fashion Queen Barbie’로 나타났다.

[Barbie]의 이러한 패션성은 트렌드 세터들의 관심을 집중시켜 1985년에 열린 ‘바비 전시회’에서는 입생로랑·크리스찬 디올·장 폴 고띠에와 같은 세계적인 디자이너에 의해 꾸며진 6백여 개의 [Barbie]와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Barbie] 그림이 소개되기도 하였다.

다음 해인 1986년부터는 ‘limited edition’을 출시하게 된다. 이는 좀 더 정교한 제작과정과 디자인으로 만든 수집용 [Barbie]로서 수집가들은 인형의 머리결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머리를 절대 묶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피부에 흠집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해 구입한 후 상자에서 한번도 꺼내지 않는 경우도 있을 만큼 명품을 다루는 정성과 세심함으로 관리한다고 한다.



[Barbie]’s evolution

[Barbie]는 미국 독립혁명 200주년 기념행사에서 금세기 최고의 인형으로 선정되어, 미국의 몇 가지 의미있는 물건들과 함께 2176년 까지 2백년 동안 타임캡슐에 보관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처럼 [Barbie]가 최고의 인형으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기획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의상은 물론이고 인형의 시선 처리, 유행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고민하여 이루어지는 개발 과정은 [Barbie]를 40여 년이라는 시간 동안 최고의 인형으로서 자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인형을 세우기 위한 스탠드를 개선하여 인형의 발바닥에 구멍을 뚫지 않도록 하였으며 후에는 스탠드 위에서 걷거나 춤을 출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또한 허리를 돌릴 수 있고 무릎·팔꿈치·발목이 자유자재로 꺾이는 [Barbie]를 개발하여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였다. 소비자 조사를 통해서는 소녀들이 [Barbie]의 머리를 만지며 노는 것을 가장 즐긴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직접 머리 염색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고대기로 컬을 만들 수 있는 [Barbie]를 출시했다. [Barbie]의 피부도 실제 피부색과 가깝고 시간이 지나도 색이 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와 기술을 연구하였으며 물감으로 그리던 눈썹과 속눈썹을 한 올씩 심어 실제감과 정교함을 더했다.



[Barbie]’s message

[Barbie]가 소녀들의 모델이 된 것은 처음에는 외형적인 모습 때문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마치 처음에는 예쁜 얼굴로 인기를 모으던 영화배우가 공인으로서의 위치를 인식하고 모범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초기의 [Barbie]가 쇼핑과 파티를 좋아하는 여성이었다면 1980년대의 [Barbie]는 군인·의사·전문 경영인 등 보다 현실적이고 활동적인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다. 1986년 소개된 우주 비행사가 된 [Barbie]는 1994년 실제 최초의 여성 우주 비행사인 ‘샐리 라이드’보다 10여년이나 앞서 선보인 것인 만큼 [Barbie]는 진보된 여성상을 보여주었다.

또한 [Barbie]는 백인 친구 뿐 아니라 흑인·동양인·히스패닉 등 소수민족의 [Barbie]와 그의 친구들을 소개함으로써 미국계 백인 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을 갖추어 나갔으며 90년대 말에는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타고 있는 [Barbie]로 장애문제를 제기하는 등 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부각시키기도 하였다.

이처럼 [Barbie]는 시대와 나이를 초월한 각계 각층의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인형의 외형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여 만든 완성도 높은 제품과 유행을 선도하는 뛰어난 패션성 그리고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자 하는 철학이 어우러졌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Barbie]가 여성을 외모라는 획일적 기준에 의해 평가되도록 만든 원인 중 하나라는 이유로 많은 페미니스트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비판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예쁘고 능력있는 여성’을 꿈꾸는 소녀들이 있는 한 [Barbie]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브랜드리포트, 김소린(메타브랜딩 연구원)>

Posted by honeybadger :


《요즘 아파트 광고에서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류(類)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아름답고 도회적인 광고 모델과 스타일리시한 감각의 인테리어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것은 화려한 파티나 미시족들의 유쾌한 수다. 마지막에 살짝 흘러나오는 아파트 이름은 뉴욕 맨해튼 중심가의 어딘가에서 들어봄직한 세련된 작명이다.

30초짜리 트렌드 드라마 한 편을 연상시키는 이런 광고의 초점은 철저히 브랜드에 맞춰져 있다. 겨울에 따듯하고, 교통이 편하며, 주변에 편의시설이 많다는 따위의 구구절절한 설명은 필요 없다. “저 사람 자이에 산대”, “누구는 서초동 래미안 샀다더라”는 한마디로 게임은 끝난다. ‘아파트=브랜드’라는 공식이 지금처럼 명확했던 때는 없었다.》

○ 치열해지는 경쟁, 래미안의 질주

아파트 브랜드의 경쟁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GS건설의 자이, 대우건설의 푸르지오처럼 이미 잘 알려진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전쟁 1라운드는 지금도 현재진행형. 여기에 현진(에버빌), 월드건설(메르디앙), 이수건설(브라운스톤), 태영(데시앙), 신도건설(브래뉴) 등 중견업체들이 속속 제2라운드에 뛰어들었다. 건설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건설도 “상처받은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며 최근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새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띄웠다. 이른바 ‘아파트 브랜드 3차대전’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경쟁자들이 꺾어놓겠다고 벼르는 1순위 대상은 래미안. 2000년 아파트의 브랜드화를 일찌감치 선도했던 리딩 브랜드다. 후발 주자를 따돌리기 위해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래미안의 브랜드 전략은 연작 드라마 형식의 ‘스토리가 있는 광고’. 래미안은 5월 ‘클라이맥스를 산다’는 시리즈 광고를 시작했다. 모두 4편으로 기획된 이 시리즈는 일반 광고보다 긴 45초 동안 진행된다.

진짜 드라마처럼 전편의 주요 장면을 살짝 다시 보여주는 ‘시놉시스 광고’가 등장했고 런칭 당시 영화 포스터 같은 ‘광고 포스터’를 내거는 독특한 아이디어도 선보였다.

브랜드 이미지를 뒷받침할 기술 업데이트 계획도 잇따라 발표했다. ‘하우징 컨버전스(Housing Convergence)’ 컨셉트를 통해 발표한 특허 기술들이 포함됐다. 예를 들어 원패스 시스템(one-pass system)은 일단 입구에서 안면 인식으로 출입 인증을 받으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거주하는 층에 자동으로 멈추고 부재 중 도착한 택배의 알림기능이 작동하게 돼 있다.

○ “우리도 둘째라면 서럽다”, 후발주자들의 맹추격

‘특별한 지성(eXtra Intelligent)’을 의미하는 자이는 탤런트 이영애를 꾸준히 주인공으로 내세워 지금까지 13편의 광고를 내보냈다. 세련된 도시여성의 생활을 가장 돋보이게 브랜드에 각인시킨 사례로 평가된다.

올해는 ‘My special love’ 캠페인으로 문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전국 122개 자이 입주자 동호회 중 인테리어 동호회인 ‘보니따까사’를 소개해 자이 주민들만의 특별한 기회를 강조했다. 사후관리 서비스를 강화한 것도 특징. 전국에 5개 권역별 고객지원(CS) 사무소를 설치해 입주자들의 불만사항을 처리하고 있다. 하자 발생이 접수된 뒤 직원이 10분 만에 도착하도록 한 ‘10분 출동 서비스’, 주부로 구성된 CS 전문요원의 ‘자이안 매니저’ 모니터링 활동 등도 병행한다.

푸르지오는 6월 국내 시장 및 여론 조사기관인 AC닐슨에서 조사한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우건설 측은 “경쟁업체보다 늦게 뛰어들었는데 브랜드를 선보인 이후 3년 만에 쾌거를 거뒀다”고 자평한다. 도시적인 현대 여성의 이미지를 보유한 탤런트 김남주의 모델 효과도 한몫했다. 아파트에 환경 브랜드의 개념을 도입하고 자연친화적인 색깔을 사용해 소비자 층을 파고든 점, 남다른 투자의 안목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한 홍보 메시지 등도 성공적이었다.

‘푸르지오에 가면 물어볼 게 많아집니다’라는 헤드카피는 주부 소비자들의 심리를 다시 한번 파고 들었다. 해외의 최첨단 호텔에 묵을 때 불 켜는 방법, 물 트는 방법이 달라 낯설어하면서도 ‘멋지다’고 감탄했던 기억을 건드린 것. “마음 편히 살기엔 너무 어려운 아파트라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상반된 평가도 있기는 하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은 브랜드 로고인 오렌지 색깔의 구름으로 따뜻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큰 효과를 봤다. 색깔 마케팅에 주력해 입주자 대상의 각종 서비스 이름도 ‘블루’ ‘그린’ 등으로 지었다. 이번에 잡은 컨셉트는 ‘집은 쉼이다’는 것. 여러 차례 소비자 조사를 한 결과 ‘집은 역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라는 점이 제일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화려하기는 하지만 편안한 느낌과는 거리가 있는 톱스타도 광고에서 떨어냈다. 인지도가 낮은 신예 모델이 채시라 대신 나섰다. 아파트 입면 디자인에 대한 미술저작권을 취득한 점도 강조하고 있다. 브랜드와 색깔, 디자인의 결합으로 시도하는 차별화 전략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Posted by honeybadger :

iPod와 iTunes를 중심으로 한 apple의 신 미디어 전략 전개

9월 12일부터 파리에서 시작된 애플 엑스포에서 24인치 아이맥이 발표된 이후, 사람들의 관심은 샌프란시스코에서의 Special Event에 쏠렸습니다. New iPod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많았던 데다가,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iPod nano 발매 후 1년이 되는 때였으니까요.

결과적으로 iPod 라인업의 상당한 변화가 있었지만, 완전히 만족스럽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분명 현 iPod의 세 라인업 – Shuffle / Nano / iPod – 중 두 라인업의 메이저 체인지가 있었지만, Video 재생에 최적화된 새 iPod은 발매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서비스와 소프트웨어까지 확장해서 생각한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음악과 뮤직비디오, 그리고 일부 드라마 동영상 만을 판매하던 iTunes Music Store(이하 iTMS)의 영역이 영화(Full-length Movie)와 게임으로까지 확장되어 그 이름도 iTunes Store(이하 iTS)로 바뀌었으며, iPod 관리용 소프트웨어인 iTunes 역시 메이저 버전업 되었으니 말입니다.

[iTunes Music Store  iTunes Store로의 전환. 우측 상단의 Movies와 Games의 New 아이콘이 돋보입니다]

[단, 아직까지 수정되지 않은 몇몇 부분도 눈에 띕니다. 유저 게임 리뷰의 옆에 ‘Listner’ 라는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만, ‘Player’가 더 옳은 표현이겠죠]

오히려 이번 Special Event에서 볼 수 있는 하드웨어적 의미는 iPod 제품 군(群)의 재정의입니다. 엔트리, 스포츠 유저를 겨냥한 iPod Shuffle, 일반 유저를 겨냥한 iPod nano, 그리고 Heavy User 지향의 iPod까지 제품 군의 특징이 뚜렷해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는 그동안 조금은 산만했던 iPod의 제품 별 차별 포인트를 확실히 했다는 데서 그 의미를 지니며, 향후 apple의 iPod 라인업 전개가 어떻게 될 지 역시 예측할 수 있게 해 줍니다.

[iPod의 라인업은 이제 각자의 확실한 색채를 띄게 되었습니다]

제품에 대한 얘기는 여기 저기서 많이 다뤄지고 있는 만큼, 이번 글에서는 서비스 중심으로 얘기를 끌어나가 보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글에서는 업데이트된 iTunes 7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 이를 통해 향후 apple의 미디어 전략을 읽어 보겠습니다.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 개요

이번 iTMS 개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이야기가 나왔던 – 그리고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었던 –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는 점입니다. 현재는 디즈니 계열의 영화만 서비스되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추가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군요.

가격은 신작의 경우 $14.99 (현재는 프로모션 기간으로 $12.99에 세일 중), 그리고 오래된 작품의 경우 $9.99 입니다.

[ 영화 다운로드 섹션의 메인 화면. iTunes7에서 사용된 앨범 아트 정렬 방법과 동일한 그래픽이 재미있습니다]

영화의 다운로드는 이전의 iTMS 컨텐트 다운로드와 동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만, 용량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다운로드에 걸리는 시간은 미리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현재 다운로드 서비스 중인 영화들이 640*480의 고해상도에 H.264 코덱으로 인코딩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iTMS에서 서비스되는 TV쇼들 역시 640*480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 구입부터 감상까지

실제 서비스를 체험해보기 위해 영화 The Rock을 다운로드 받아 봤습니다. 예전 작품인 만큼 가격은 $9.99이며, 용량은 1.54GB입니다. 다운로드에는 약 4시간 가량 걸렸으며, 스트리밍 지원 포맷인 퀵타임 기반답게, 다운로드 받는 중간에도 플레이 해 볼 수 있습니다.

[The Rock의 소개 메뉴와 구입 화면. 조금은 단촐한 느낌입니다]

[상당히 빠른 회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iTS와의 궁합이 그리 좋지 않은 탓인지 오전 내내 다운로드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 상태에서도 플레이는 가능합니다]

또한 iPod에서 재생할 때에도 끊김 없는 재생이 가능했습니다(5세대 60GB 모델 기준). 처음 재생 시에는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만, 일단 재생을 시작하면 챕터 넘기기나 서치 기능 등은 자연스럽게 동작합니다. 영화 관련의 많은 키를 가지고 있는 PMP들과는 비교하기 힘들겠지만, 의외로 쓸만하다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iTS에서 판매되는 영화는 위에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H.264 코덱을 사용, 640*480의 고해상도로 인코딩되어 있습니다. 좋은 화질을 보여주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프로세싱 파워를 요구하는 H.264 포맷의 동영상을 (적어도 눈으로 보기에는) 끊김 없이 재생해준다는 점은 분명 인상적입니다.

여기에 DVD와 비슷한 챕터 선택 기능까지 지원하고 있어, 검색이 쉽다는 장점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 PMP 대비 우월점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iPod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충실히 해 줬다는 느낌입니다.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 가격이 가장 큰 문제

하지만,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지는 못합니다.

금속으로 된 후면 재질 때문에 발열 문제도 있고, 인터페이스 역시 일반 동영상 플레이어 등과 비교할 때는 현저히 부족한 편입니다. 화면의 크기도 문제, 여기에 기존 5세대 제품군을 사용하고 있을 경우 – 특히 30GB의 경우 – 배터리 문제 때문에 영화 한 편을 이동 중에 다 볼 수가 없습니다.

좋습니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에 대해서만은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가 다운로드 받은 The Rock의 경우, 현재 amazon.com에서 동일한 가격으로 DVD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온라인이라고 무조건 가격이 싸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DVD의 여러 가지 Special Feature나 다채널 음향 등을 생각한다면, 다운로드 쪽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영화의 용량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 역시 문제가 됩니다. 320*240640*480으로 변경되면 단일 동영상의 용량이 최소 세 배 이상 늘어나게 됩니다만(음성 데이터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iPod의 액정 해상도가 320*240으로 고정되어 있는 만큼 해상도의 향상이 유저들에게 큰 이익을 준다고 보기는 어려우니까요.

용량이 커지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iPod 내 저장 용량의 한계입니다. 30GB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 영화 하나를 넣으면 전체 용량 중 무려 5%를 차지하게 됩니다. $250인 30GB 모델을 생각해 본다면, 영화의 용량이 세 배 늘어날 경우 불필요하게 들여야 하는 기회 비용은 8달러를 상회하게 됩니다(PC 내의 저장 공간 필요는 논외로 하더라도).

[바뀐 iTunes7의 화면. 사용 중인 용량을 한 번에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영화 등을 집어넣은 경우는 해당 용량도 별도로 표시해 줍니다. 5세대 중 두 번째로 큰 60GB 모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영화 1.5GB의 압박은 상당합니다]

이는 iTS의 영역을 iPod 뿐 아닌 일반 미디어 시장까지 확장하려는 apple의 전략 때문입니다. 640*480이라는 해상도는 PC에서의 시청이나 SD 급 TV를 연결해서 시청하는 상황에까지도 대응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iTunes 7을 얘기하면서 좀 더 자세히 얘기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 자체는 ‘iPod라는 한계를 생각한다면’ 만족할 만하지만, 가격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와이드스크린과 긴 수명의 배터리를 채용하고, UI 면에서 좀 더 발전한 신형 아이팟이 발매될 때까지 판단 보류가 필요하겠습니다.

게임 다운로드 서비스: 개요

영화 서비스는 누구나 예상했지만, 상대적으로 게임에 대한 예상은 적었습니다. 인터페이스의 한계가 있는 만큼, 서비스가 시작된 게임은 총 9종이며 대부분이 클릭휠 만으로 즐길 수 있는 퍼즐 류의 게임입니다.

용량은 대부분 10MB~20MB 수준이며, 미주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Zuma나 Tetris, Bejeweled 등의 킬러 타이틀 위주입니다.

게임 다운로드 서비스: 구입과 실연

PDA 사용자들에게는 전설과도 같은 게임인 Bejeweled, 그리고 iPod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 Cubis2와 Zuma, 그리고 짬짬히 즐길 용도의 Texas Hold’em의 네 게임을 구입했습니다. Bejeweled는 그 특성 상 PDA와 같이 포인팅 & 드래그 가능한 인터페이스 없이는 그 맛을 100% 즐길 수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iTS에서 판매 중인 9종의 게임들. Tetris를 비롯해 익숙한 게임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습니다. EA나 Popcap 등, Mobile 분야에 많은 경험을 가진 회사들이 포진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참고로 EA의 모바일 사업부는 세계 최대의 모바일 게임 업체 중 하나인 Jamdat을 올해 인수했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만족도는 영화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비록 제한된 장르의 게임만이 가능하겠지만, 게임기로써 iPod이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십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일단 아이팟의 클릭휠을 게임에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궁금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분명 클릭휠은 대용량 자료의 Browsing에 특화된 인터페이스이기 때문이며, 버튼의 수에도 제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일단 하나의 버튼 만으로도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게임은 전부 동일한 인터페이스 구성을 사용하고 있는 것 역시 특징입니다.

상단의 Menu 버튼이 Exit의 역할을 하며, 이 과정에서 진행 중인 게임은 자동으로 저장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즐겨본 게임 중) Bejeweled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운데의 Select 버튼이 OK/결정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Bejeweled는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클릭휠을 4방향 버튼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아닌, 휠을 돌려 자신이 원하는 곳에 커서를 위치시키고, 각 방향으로 가볍게 ‘tab’ 하는 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Bejeweled의 플레이 방법 설명입니다. PDA에서 플레이하는 오리지널 게임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상당히 고민한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클릭휠의 또 다른 사용 방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또한 앞으로 비슷한 문제를 가지는 게임들을 어떤 식으로 즐길 수 있을 지를 보여줬다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전반적인 게임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는 점입니다. 전반적으로 잘 알려진 제작사들의 게임을 가지고 와서 대충 예상은 했지만, 실제 게임의 수준은 일반 모바일 게임보다 훨씬 높았으며, 특히 Bejeweled에서는 확대/축소/회전 효과와 3D 이펙트도 볼 수 있었으며, Texas Hold’em의 경우 상당한 분량의 실사 그래픽을 별 어색함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각 게임들에는 효과음과 배경음악이 함께 수록되어 있으며, 동시 발음도 가능합니다. 또한, 게임 음악이 아닌 iPod 내의 음악을 틀어놓은 상태에서 게임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게임 다운로드 서비스: 장르의 제한, 배터리의 압박

일단 게임 다운로드 서비스는 어느 정도 성공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상대적으로 훌륭한 퀄리티의 게임을 제공해 주고 있을 뿐 아니라, $2.99~$3.99 가량인 모바일 게임들에 비해서 조금 비싼 가격도 그 품질을 생각할 때 충분히 납득할 만합니다.

단, 즐길 수 있는 장르의 제한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일 듯합니다. 해당 인터페이스를 이용해서는 퍼즐 게임이나, 일부 원버튼 게임 외에는 구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니까요. 특히 Bejeweled의 예에서 알 수 있듯, 클릭휠을 4방향 키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 적어도 현재까지는 – 봉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클릭휠 인터페이스에 최적화되지 않은 게임은 나오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곧 iPod 게임의 라인업이 퍼즐이나 퀴즈, 테이블 게임 등 일부 게임 만으로 이어질 것을 예상할 수 있게 해 줍니다(물론 6세대 이후에 바뀔 공산 역시 농후하지만).


[반대로, iPod의 인터페이스 적인 특성을 잘 살린 퀄리티 높은 게임들이 대두할 가능성 역시 보여주고 있습니다. Cubis 2는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여기에, 부족한 배터리 역시 문제가 됩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플레이 할 경우, 대략 2시간 정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액정을 계속해서 켜 놓아야 하고 음악과는 별도의 프로레싱 파워가 필요한 때문으로 보입니다만, 이는 배터리가 늘어난 5세대 iPod의 신버전에서나 해결 가능한 문제일 것으로 보입니다.

Wrap-up

전반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들이 계속해서 생겨난다는 점은 괄목할 만합니다. 특히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영화와는 달리, 게임까지 서비스 가능해진 것은 앞으로 iPod이 노리는 시장이 어디까지인지를 예상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특히 ‘완벽한 기계’를 꿈꾸던 과거의 컨버전스 열풍이 한 물 가면서 소위 ‘부분적 컨버전스(Partial Convergence)’가 대세로 부상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iPod이 영역을 계속해서 넓혀가게 될 경우, 적어도 구미 지역에서는 gadget의 수준을 넘어서 휴대폰과 함께 가장 중요한 컨버전스 기기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단, 11월에 발매되는 MS의 Zune은 여전히 다크호스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행 iPod보다 훨씬 뛰어난 기능을 갖추고 Xbox360, Windows XP 등 연관 시장 역시 더 넓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소개해 드릴 iTunes7이 현재로써는 Windows Media Player 10을 앞서고 있지만, 역시 PC 환경에 최적화되지 않고 리소스 역시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apple이 새로 시작한 일련의 다운로드 서비스는 ‘가능성의 파악’ 이라는 정도의 의미를 두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 게임이나 영화 모두 충분히 공급되고 있지 않으며, 특히 영화의 경우는 과연 DVD에 비해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가지는가, 그리고 PC와 다름 없이 여러 가지 코덱을 지원하는 소위 PMP 군에 비해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지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 확 바뀐 iTunes7의 모습을 살짝 보여드리며 마무리합니다]

>> LG전자 MC 사업본부 단말연구소 기술전략실 기술기획그룹, 이우석님 기고

Posted by honeybadger :